- 산     길 -

산길을 다니면서 같은 코스를 다녀와도 그날의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서 많은 시간이 걸린듯 피곤하기도 하고, 잠간새에 갔다 온듯도 하다. 그것은 산행 중에 깊은 상념에 빠져서 나도 모르게 다니던 길을 돌아 오거나, 마음에 언잖아진 상태로 오거나 하면 집에 오는 길도 멀어지고 지쳐간다. 그래도 요즘은 시대가 변하여서 그렇지만 북한산을 돌다 보면 특히 사람이 많지 않은 흰눈이 쌓인 겨울철에는 사람 만나는 것도 두려울 때가 있었다. 소위 간첩 내지 빨갱이라 불렀던 의심스러운 자 들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정부가 간첩 의심자 교육이 심했던 옛날 얘기이기도 했는데. 어쩠거나 지금은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내려올 수 있는 좋은 산들이 많다.
이제는 내 나이가 힘이 딸리게 한다. 어제의 청춘이 그리워진다.
SONY DSC-RX10M2       F2.8       1/1250       ISO-800       9mm       서대문구 鞍山       2016-04-12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