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늦가을이거나 초봄이었던 것 같다. 어려서 말고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대 사찰인 해인사를 찾아 가는 마음은 출발 시점부터 둥둥 떠 있었다.

역사 책에서 빠지지 않는 팔만대장경 같은 주요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사찰이었고 어릴 때 아버지 따라서 구경한 적이 있어서 그 당시의 환상도 한 몫을 하였다.                                                                                                                          

떠나면서 봄비 인지 가을비 인지 거의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지치지 않을 만큼, 오면 좀 쉬었다 다시 내리면서 나의 흥을 돋구었다.    

해인사 앞 상가에 차를 세우고, 상가를 구경하는데 아직도 오전이 지나지 않았다. 서울에서 해인사까지 꽤나 먼 길이었는데도 지루한 줄 모르고 달려왔다. 마침 또 도착할 무렵부터 비도 그쳤다. 봄인지 가을이었는지 덥지도 않고, 날씨는 약간 차가웠다.                  

상가를 구경하고 나니 점심 시간이라 식사하고 사찰 들리러 나섰다. 비가 와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 당시는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시대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아서 더욱 설레는 마음이 앞장서 걸음을 재촉한다.

사찰 입구부터는 대웅전의 미소를 띄우고 기다리실 부처님에게 시끄러울 새라 조심조심  대웅전에 도착 하여 마음은 백배 천배 인사 드리고 싶었으나 그 당시의 시대상은 타 종교에 그렇게 앞장 서지 못하는 분위기였고, 타 종교인이 설치고 다니는 것도 볼 상스럽게 생각 하던 시대 이었다.

대웅전 쪽으로 올라서 들어가니 양  편의 담장이 오래되어 한층 조심스러웠다. 담장으로 가까이 가니, 가야산(아마도) 앞자락에서 몰려드는 안개는   이 절이 하늘나라에 쌓여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사진을 왜 이제야 올렸는지, 그날 찍은 아날로그의 사진은 한 장 뿐이다. 그로부터 2005년 5월에들렸던 사찰은 그 후로 몇 번 들렸건 만 사찰이기 보다 점점 관광지 같아 진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문물이 가득하여 많은 인간들의 마음들도 넉넉하여 지다 보니, 진짜 절을 찾을 수가 없다.

그 당시에 당연한 사찰이었던 것이 그때가 진짜 사찰이었던 것을 이제야 이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진짜 사찰을 기억하게 되는 안타까운 마음만 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