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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정리전에 우선 보이고 싶은데..
글이고, 사진이고,
음악도 좋고.............
보이고픈 데이터는 다 올리자 !
정리되고 나면 삭제하려무나.

 Joseon Period Intellectual
조선시대 지식인
작성자 정옥자
작성일 2014-08-03 (일) 14:45
ㆍ추천: 0  ㆍ조회: 620      
IP: 175.xxx.209
한겨울…소나무 같은 선비가 그립다

천박한 우리 사회 知新보다 溫古 필요…선비 23명 조명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중이던 1844년 역관 이상적에게 그려준 세한도.소나무와 잣나무가 겨울 추위 속에 서 있는 모습을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표현,선비의 정신세계를 드러낸 걸작이다.

●우리 선비(정옥자 지음/ 현암사)

‘우리 선비’를 읽고 나서 느낀 소감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인격의 기초다.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인격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문화적 자존심이라는게 있다. 문화적 자존심이 뒷받침 해주어야만 품격있는 사회로 진입한다.
정옥자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문화적 자존심을 되찾고 싶어 하는 듯하다. 그 이면에는 현재의 한국 사회엔 자존심이 결여된 천민자본주의만이 유행하고 있다는 진단이 깔려있다. 자존심과 품격을 회복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역사학자인 저자는 이 대목에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틀을 놓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옛 것을 제대로 알고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태도야말로 고급문화의 기초라고 주장한다. 역사도 그렇지만 문화도 역시 ‘온고’와 ‘지신’간의 끊임없는 토론으로 형성된다.
토론없이 양자가 각기 따로 놀면 불상사가 발생한다. ‘온고’는 케케묵은 시대착오로 굳어버리고, ‘지신’은 뿌리 없는 사대주의로 흘러버린다. 그렇게 되면 자존심을 가질만한 고급문화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불행하게도 우리 근대 100년은 양자 사이에 차분하게 토론을 가질 여유가 없이 정신없이 흘러와 버린 역사이다.
저자는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신’보다는 ‘온고’에 비중을 둬야한다고 강조한다. “서세동점의 길고도 긴 터널에서 동양사회가 빠져 나오려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다시 살려내야 하는 정신 중의 하나가 ‘경경위사’(經經緯史)의 정신이다. 식민지와 이전 시대인 조선시대의 역사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일과 그 시대 사상인 유학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는 것이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온고’는 조선의 선비 문화에 대한 탐구이다. 의리와 지조를 중요시하며 기개 있는 삶을 살다간 선비 23명의 삶과 정신을 통해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23명의 선비들이 선택한 실천은 다양하다. 현실 정치에 뛰어든 정암 조광조는 힘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패도정치 대신, 사회 구성원들의 도덕적 심성을 길러 이상 사회를 만들려던 개혁주의자 였던데 반해, 남명 조식은 평생 벼슬살이를 하지 않은 채 꼿꼿한 선비로 살았다. 재상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청빈의 삶을 보여준 백사 이항복, 중인 신분이면서 탁월한 예술가였던 호산 조희룡, 일본의 침략에 맞서 치열한 저항정신을 보여준 면암 최익현, 구한말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을 주장했던 운양 김윤식 등 이들은 처신은 다르지만, 치열한 현실 인식과 실천을 보여준 조선의 지식인이란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조선 선비들의 모습 중 ‘산림’(山林)을 눈여겨볼만하다. 이들은 과거를 보지 않고 평생 학문에 종사하던 사람들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후유증을 앓던 17세기 이들이 조정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때는 비상시국이었다. 분열된 국론과 황폐해진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서 정부가 활용한 인재 풀이 바로 재야 산림이었다.
정 교수가 풀어낸 조선의 선비들은 책만 달달 외우는 기능적 지식인이 아니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전인적(全人的) 지식인이다. 사랑채라는 독자적인 생활 공간에서 학문에 몰두하면서, 뜻이 맞는 벗과 교유를 나눴다. 실용적인 목가구로 문방사우를 아우르고 선비 정신의 발로인 백자를 생활 기구 삼는 이 공간에서 묻어나는 것은 은은한 묵향이었다. 좀더 여유 있는 집은 연못과 초당을 갖춘 후원이 있어서 아취 있는 풍류를 즐겼다.
책 자체도 정성스럽게 만들어졌다. 선비들이 남긴 그림, 글씨, 사용하던 물품 사진 등 330여 점의 도판이 깔끔하다. 특히 내로라 하는 여러 선비들의 초상화를 보여줌으로써 책의 품격을 한단계 높였다.

(조용헌·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                                   200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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